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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fessor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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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교수는 누구일까?

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03-09-16 19:26
조회수
24

​2003. 9. 16일자 대덕넷 신문에 게재된 아주 재밌는 글입니다.
한번 읽어보십시요. 최악의 교수는 누구일까요? ^_^

 

 

최악의 집주인은 누구일까?
집값을 끊임없이 올리는 주인? 고장 난 수도를 고쳐 달라고 요구를 해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주인?

 

그렇지 않다. 옆집, 앞집의 전세값은 계속 오르지만 절대 전세값을 올리지 않다가 어느 날 갑자기 방을 빼라고 요구하는 주인이다. 전세값이 오르지 않으니까 별다른 생각 없이 살았다. 아픔이 없으니까 노력할 필요도 없고 저축할 필요는 더더욱 없게 된다. 싼 가격의 전세금을 즐기면서 오랫동안 안주하면서 살게 되는 것이다. 편안했기 때문에 별도의 돈을 모아 놓은 것도 아니고 주변의 전세금이 워낙 올라 지금의 전세금으로는 갈 곳이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최악의 CEO는 누구일까?
부하 직원을 아주 편하게 해주는 사장이다. 그 회사는 들어오기는 힘들다. 좋은 학벌에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만 입사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일단 들어오게 되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회사 생활을 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어제 하던 방식으로 오늘도 일을 하면 된다. 작년에 하던 일을 올해도 한다. 작년에 비해 나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나이를 먹은 데 대한 공로로 호봉도 오르고, 진급도 되고 봉급도 따라서 오른다. 그렇게 2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날 나가라는 것이다. 20년간 한 일이라고 회사에서 하던 고정적인 일 외엔 아무 것도 없다. 할 수 있는 일도 없다. 컴퓨터도 사용할 줄 모르고, 기안도 제대로 못한다. 사람을 만나서 영업 같은 것은 더더욱 못한다. 그저 자리를 지키고 앉아 부하들이 해 오는 서류에 사인하기가 고작이다. 어느 새 그는 독자 생존 능력을 상실한 것이다.

 

지식의 반감기가 줄어든 것은 지금 시대의 가장 확실한 변화이다. 예전에 비해 지식의 효용 기간이 대폭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나이든 사람이 젊은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최초의 세대가 지금의 세대이다. 예전에는 일류 학교를 나왔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의 능력을 검증했다. 고교 시절, 대학 시절에 공부를 잘 했다는 단 한 가지 이유로 평생을 보장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세상이 급변하고,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그런 형태의 패러다임은 통하지 않는다. 일류 학교를 나왔다는 것은 고교 시절 그 사람이 학교 생활을 충실히 했고 공부를 잘 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한 때 공부를 잘 한 것이 지금 그 사람의 역량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좋은 학벌을 가지고 기업에 있는 중년 남성들 중에 제일 많은 것이 잠재적 실업자이다. 아직까지는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얼마 후에는 이 자리를 나와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예전의 학력과 자격증을 가지고 그럭저럭 현재의 위치까지는 왔지만 더 이상 개인적인 비전도 없고, 발전도 없고, 그런 만큼 회사에서도 눈치를 주는 것이다. 회사 안에서야 그럭저럭 존재의 이유가 있지만 밖으로 나오는 순간 자신의 역량은 별다른 효용성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이다. 그런 분들은 뒤늦게 별다른 노력 없이 안주해 온 자신의 삶을 후회하고 있다.

 

반면, 별볼일 없는 학력을 가진 분들 중에는 의외로 잘 나가는 분들이 많이 있다. 학력이 나쁘고 가진 것이 없었던 만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경력을 관리해 온 분들이다. 대학원도 다니고, 최고 경영자 과정에 자신의 돈으로 입학을 하고, 각종 세미나를 다니면서 신기술 동향도 익히고, 좋은 매니저가 되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일류 학교를 나와 별다른 노력을 안 한 사람과 학벌은 떨어지지만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온 사람과는 게임이 안 된다.

 

21세기가 어떤 시대라는 것은 명쾌하다. 지식의 시대, 계속해서 자신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시대, 지식을 가진 사람은 상류사회로 올라가고 지식을 못 가진 사람은 하류사회로 전락하는 시대, 재산과는 달리 지식은 세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공에 대해서는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시대, 수명이 연장되기 때문에 늙어서도 일을 놓아서는 안 되는 시대, 그러기 위해서는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시대….

 

좋아하는 일이 있고, 그 일에서 탁월함을 발휘할 수 있고, 더 잘 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수 있고, 그런 것에서 기쁨을 찾을 수 있다면 은퇴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은퇴란 없다.